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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무지의 지, 체험)

7월 24일 / 피부

선반 위에 놓인 돌봄의 도구

제가 처음 손을 움직인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었어요.

피부에 바르는 것을, 다시 살펴보는 것. 그저, 그것뿐이었어요.

날마다 정해진 듯이 바르고, 씻고. 그런데도 제가 대체 무엇을 얼굴에 올리고 있는지, 저는 몰랐어요.

「화장품」이라는, 커다란 상자가 있어요.

열어 보면 색조 화장품, 기초 화장품. 더 열어 보면 파운데이션, 립, 토너, 크림. 점점 더 잘게 나뉘어 가요.

그런데도 안에 든 것은 무엇 하나 몰라요. 날마다 얼굴에 올리고 있는데도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대단한 믿음이에요. 쓰는 것은 제 얼굴인데도요.

약도, 마찬가지였어요.

먼저 스테로이드를 샅샅이 찾아보았어요.

그다음에는 제가 쓰고 있는 화장품도요.

전문 용어가 줄줄이 늘어서 있어서,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조금씩, 조금씩. 시간도 정말 많이 걸렸어요.

찾아보는 동안, 저는 점점 알게 되었어요.

제가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를요.

제 몸을, 이렇게까지 남에게 맡겨 두고 있었구나 하고요.

두려움도 있었어요. 후회도 있었어요.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하고요.

하지만, 거기에서 알아차렸어요.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그것 자체가, 시작이었다는 것을요.

그렇다고 『아, 그렇구나』 하고 감탄하며 멈춰 서 있기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

「그럼, 어떻게 하지. 뭐가 좋다는 거야」

그렇게 저 자신에게 한마디 던지고, 저는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여기서부터가, 길었어요. 정말 길었답니다.

문제가 생기면 멈춰 서고, 찾아봐요. 하지만 답은 없어요. 어렴풋하게나마 가설을 세워서, 해 봐요. 그리고, 실패. 저에게 맞지 않아요.

나에게 맞는 것을 찾는 일도, 이게 또 보통 일이 아니에요. 단계가 있거든요, 단계가.

정답을 배우는 것이 아니에요. 하나씩 해 보고, 확인해 가는 거예요. 이것은 이미, 답 찾기가 아니었어요. 실험이었어요. 래버러토리랍니다.

(지금 제가 성분표를 보는 것도, 이름이 아니라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보는 것도 ―― 전부, 여기에서 시작되었어요.)

한 가지,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오직 혼자서 시작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돌아보니, 씨앗은 훨씬 전부터 뿌려져 있었어요.

일하던 곳에서 만난, 교수님의 말.

친구가 문득 흘린, 별것 아닌 듯한 고민.

예전에 읽은 책의, 한 구절.

뿔뿔이 흩어져 있던, 경험과 지식의 조각들.

그것들이, 하나의 물음을 세운 순간 한꺼번에 빛을 내며 제 머릿속으로 모여들어요.

그런 느낌이었어요.

아마 그전에도, 비슷한 경험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때. 저는 말로서만이 아니라 실감으로, 「무지의 지」의 뜻을 또렷하게 체험했습니다.

모르는 나를 탓하지도 않고, 외면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알려고 하는 것.

그 용기와 자세를, 저는 몸으로 익혔어요.

저는, 조금은, 자랐어요.

(―― 그다음 이야기는, 또 이어서 적어 갈게요)